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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당구(LPBA) 팬들 사이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조예은입니다. 2026년 에스와이 챔피언십에서 우승 후보였던 스롱 피아비를 25-12로 꺾으며 일약 화제의 중심에 섰지만, 그의 진정한 가치는 이 한 경기만으로 정의되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늦은 나이에 당구를 시작해 불과 몇 년 만에 프로 무대의 주역으로 성장한 과정 자체가 현재의 성공 이야기보다 더 설득력 있기 때문입니다. 당구 팬들이 조예은을 단순한 신예가 아닌 '앞으로 더 기대되는 선수'로 평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전형적인 시작

조예은은 2002년생으로, 프로 당구 선수들이 일반적으로 따라온 엘리트 육성 경로를 밟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프로 선수들이 어린 시절부터 당구에 입문하거나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하던 것과 달리, 조예은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당구를 처음 집어 들었습니다. 당구 명문가 출신도 아니었고, 어린 나이부터 체계적으로 트레이닝받은 엘리트 선수도 아니었던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성장 속도는 눈에 띄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당구 선수의 길을 선택한 후 2021-2022시즌 LPBA 무대에 데뷔했을 때, 이미 가능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본기를 갖춘 상태였습니다. 당구는 감각만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려운 종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짧은 기간 안에 프로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했을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SK렌터카의 파격적 결정

조예은의 성장 과정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은 SK렌터카와의 인연입니다. 프로 당구 무대에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조예은을 주목한 SK렌터카는 2022년 국내 프로당구 역사상 최초로 '육성선수' 제도를 도입하며 그를 선택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현재의 성적만을 본 영입이 아니라, 미래의 가능성에 베팅한 결정이었습니다.

당시 프로 당구 구단들은 주로 이미 검증된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SK렌터카가 조예은에게 투자한 이유는 경기력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 성실함, 선수로서의 태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2022년 6월부터 조예은은 SK렌터카 주장이자 한국 3쿠션 당구의 거장인 강동궁의 지도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강동궁이 운영하는 '강차연구소'에서 기술뿐 아니라 프로 선수로서의 자세와 경기 운영 능력을 체계적으로 다듬을 수 있었다는 점이 조예은의 강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월급받는 선수에서 정식 팀원까지

조예은은 2024년 5월 드래프트를 통해 SK렌터카의 정식 팀원으로 승격되었습니다. 육성선수에서 정식 선수로의 전환이었고, 당시 그의 나이는 22세였습니다. 이 승격은 3년여의 육성 기간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정식 팀원이 되기 이전의 그의 마음가짐입니다. 2024년 인터뷰에서 조예은은 "월급도 받는다"며 기쁨을 드러냈고, 월세 생활을 벗어나 전세로 이사 가는 것을 당면 목표로 삼았습니다. "진짜 프로 선수가 됐다"는 것을 아버지께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의 표현에서, 단순히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께 효도하려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5만 원 내기를 했다는 에피소드(이기면 5만 원, 지면 아버지의 어깨를 5분간 주물러 드리는 약속)는 그의 성실한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역경 속에서의 집중

2026-2027시즌은 조예은에게 새로운 시험대였습니다. 팀리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하며 SK렌터카를 떠나게 된 것입니다. 개인 투어 초반에는 연속 128강 탈락이라는 어려움을 맞았습니다. 이 시기 조예은은 "다시 들어갈 방법은 실력뿐이라고 생각했다. 살기 위해 당구를 쳤다"는 말로 상황을 표현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당구 그만두고 미용이나 배우라"는 악플이 이어졌지만, 이러한 댓글들은 오히려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하루 10시간 이상 연습장에 머물며 훈련한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2026-2027시즌 3차 투어 에스와이 챔피언십에서 64강 상대로 스롱 피아비를 만난 조예은은 1이닝 4점, 2이닝 5점으로 경기를 리드하며 결국 25-12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 경기에서 기록한 애버리지 1.563은 64강 전체 1위의 기록이었습니다.

32강 진출까지의 여정

스롱 피아비를 꺾은 경기가 조예은의 최종 성취는 아니었습니다. 32강 진출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더욱 의미 있었습니다. 그 이전까지 조예은은 2024-25시즌 내내 4차부터 7차 투어까지 네 번 연속으로 64강까지는 올랐지만, 매번 당구의 여왕 김가영에게 막혀 32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32강에서 처음 만난 상대는 전지연이었습니다. 조예은은 세트스코어 3-1로 전지연을 눌렀습니다. 네 번째 32강 도전 만에 넘어선 벽이었습니다. 이 대회에서는 매 경기 1점대 애버리지를 유지했고, 4세트에서는 6이닝 하이런 6점으로 10-4까지 달아나가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조예은은 이 승리 후 "진짜 오래 걸렸다"며 소회를 밝혔습니다.

현재의 평가와 향후 가능성

현재 조예은은 아직 굵직한 우승 경력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당구 팬들과 전문가들이 그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프로 데뷔 이후 꾸준히 기술을 다듬고 경험을 쌓아왔으며,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예은의 플레이 스타일의 특징은 안정성과 과감함의 균형입니다. 정확한 스트로크와 탄탄한 기본기로 실수를 최소화하면서도, 필요한 순간에는 과감한 선택으로 경기의 흐름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며, 상황에 맞는 전략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능력이 있다는 평가입니다.

비전형적인 시작에서 현재까지의 성장 과정을 종합하면, 조예은은 단순히 운이 좋았던 선수가 아닙니다. 좋은 스승을 만났고, 체계적인 지원을 받았으며, 무엇보다 끝없이 노력했던 선수입니다. 당구 팬들이 그를 "기본 재능이 있는 선수", "경험이 쌓일수록 더 무서워질 선수"라고 평가하는 것은 그동안의 성장 곡선이 얼마나 가파르고 안정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조예은이 프로 당구 무대에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는 앞으로의 여정이 결정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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